컴굥일지
2023년 07월의 기록 본문
2023-1학기의 마감으로 드디어 대학생활 8학기가 끝났다. 학생의 신분이 끝난다는 게 무섭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... 일단 바로 백수가 되기는 싫어서 졸업 유예를 신청했다. ㅎㅎ (뭐.. 준백수인 건 똑같지만, 그래도 졸업유예는 아직 학생이라고 스스로 세뇌를 걸고 있다.)
6월 30일까지였던 인턴 생활 이후, 7월에는 약간 심란했다. 매일 아침 일어나서 출근을 하던 게 없어지니까 좋긴 한데 허전했다. 늦게 일어나도 된다는 점은 좋았다. 근데 인턴 기간 동안에는 그냥 생각 없이 주어지는 업무만 생각하면 되었어서 좋았는데, 이제는 그게 안 된다는 점이 참.... 아쉬웠다. 그리고 이제 취준을 시작해야 하는데, 쌓아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더 그런 것 같다. 프런트엔드 개발자로 취준 하려는데 react 쓴 프로젝트가 1 개인게 말이 되나..? 그것도 처음 한 거라 코드도 개판일 텐데.... (게임이나 앱 개발 그냥 해보고 싶어서 했었는데, 그 시간에 웹을 똑바로 했어야 했다. 그냥 다 찍먹 해본 느낌이 되어버려서 지금 좀 막막하다....) 그나마 인턴 경험이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, 그래도 프론트를 제대로 한 프로젝트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.
취준 때문에 심란하기도 하고 막 뭐라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, 학교에서 진행하는 취준 특강도 여러 개 신청해서 참여하고 코테 스터디도 시작했다. 친구들과 매주 코테 문제를 풀어서 인증하는 건데, 규칙도 정하고 벌금 걷을 모임 통장도 만들고... 퇴사기념?으로 7/1에 만났는데 밥 먹으면서 서로 코테 준비의 필요성을 느껴서 빠르게 개설했다.
과제 인증은 슬랙을 사용하여 하기로 했는데, 인턴 때 회사 슬랙에 귀여운 이모티콘들이 생각났다. 새벽 1시에 구글링 막 하면서 blob 이모티콘을 왕창 추가해 뒀다 ㅎㅎ 진짜 너무 귀여운 것 같다.
7월부터 노션으로 할일을 관리하기 시작했다. 일정이 있는 날도 적고, 그날 해야 할 일도 적고... 저렇게 사용하니까 내가 하루에 뭘 했고, 뭘 안 했는지가 한눈에 파악되었다. 원래는 핸드폰 앱인 Todo Mate를 사용했는데, 윈도우 앱은 없어서 노션을 사용하게 되었다. 웹으로 접속은 가능한데 그건 뭔가 불편하달까.....
이외에도 7월에는 많은 것을 새로 시작했다. 가장 중요한 건 사람답게 사는 거라고 생각해서, 아침에 일어나서 동네 한 바퀴를 걷기로 했다. 7시 반에 일어나서 호수공원까지 갔다가 커피를 사들고 오면 한 30분 걷게 되는데, 잠도 깨고 하루를 보람차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. 매일 아침 일어나서 나가지 않으면 그날 커피는 없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일어났다.
회사 다닐 때와 비슷하게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데, 출퇴근 시간이 사라지니까 하루가 되게 길다고 느껴졌다. (근데 왜 할 일은 쌓여있지? 중간에 딴짓을 많이 하나?)
물론 맨날 지켜지는 것은 아니고, 드문 드문 운동을 가긴 한다. 집 근처 메가 커피가 오전 8시에 열기 때문에, 7시 반쯤 나가야 운동 끝나고 돌아오면서 커피를 살 수가 있다. 근데 7월은 7시 반에도 벌써 덥고 지쳐서 호수공원 찍고 오는 게 힘들달까.... 그래서 커피만 사러 나갔다 오기도 했다. (그래도 아침에 나갔다)
친구들과 독서 모임?도 만들었다. 그냥 각자 책을 하나 정해서 읽는 거긴 한데, 한 명은 디자인 쪽이라 그쪽 책을 읽고, AI 개발하는 친구랑 나는 클린 코드라는 책을 읽기로 했다.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읽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반납했다가 다시 빌려야 해서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아직 다 못 끝냈다. 1주에 3 챕터씩 읽기로 했는데, 각자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8월 말까지 다 읽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. 근데 책이 두꺼워서 도서관에서 빌려올 때 무거웠다ㅠㅠ
7월에 시작?한 것들 중에 특이한 게 하나 있는데, 그게 바로 면접 챌린지를 신청한 것이다. 유튜브를 보다가 21일 면접 챌린지라는 것을 발견했고, 그냥 홀린 듯이 참가했다. 자소서도 안 써보고 포폴도 정리 안 했는데 웬 면접?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... 그냥 해버렸다. 매일 힘겹게 따라가고 있긴 한데, 하니까 경험을 어떻게든 떠올리게 되어서 나중에 자소서 쓸 때 도움이 될 것 같다. (순서가 반대였어야 할 텐데.. hmm) 주말 포함해서 21일인지라 매일 챌린지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데, 이게 좀 힘들긴 했다.
인턴 때부터 키보드를 사고 싶었는데 결국 샀다. 멤브레인 키보드야 안녕~~
키크론 k1 옵티컬 적축으로 샀는데 핫스왑도 돼서 나중에 축 교체도 해보려 한다. 꼭 키크론 키보드를 살 생각은 아니었지만, 친구의 추천도 있고 옵션도 마음에 들어서 그냥 샀다. 유선도 되고 무선도 되고, 맥/윈도우 모두 사용 가능하니까 편하긴 하더라....
나는 원래 멤브레인이나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썼던지라 키가 높으면 너무 어색할 것 같았다. 그래서 키가 낮은 로우프로파일 축으로 된 슬림 키보드를 샀는데, 키감은 매우 만족스럽다. 물론 예전에 쓰던 거보다 스페이스바가 길어서 오타가 늘긴 했는데, 이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해결되고 있다. 사고 싶은 키보드가 이벤트 상품에 걸릴 때까지 열심히 기다려서 싸게 잘 샀다. (싸게 샀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...?)
친구랑 연주회도 다녀왔다. 원래는 잘 안 가는데 충동적으로 가겠다고 했다. (7월에 충동적으로 결정한 게 좀 많은 것 같긴 하다..) 잠실 롯데타워몰? 에서 하는 거라 점심 먹고 바로 출발했다. 연주회 정말 좋았다. 관악기 부시는 분들 얼굴이 빨개졌다가 괜찮아졌다가 반복되는 걸 봤는데, 진짜 대단해 보였다.
근데 하필 이날 면접 챌린지 미션이 나에게 너무 어려웠어서 연주회를 100%로 즐기지 못했다. 머릿속에 계속 떠다녔달까.... 스크립트 작성을 집에서도 하고, 지하철에서도 하고, 친구 만나서도 계속 그 생각을 했다. 자정까지 스크립트 작성을 하고 녹음을 해서 제출해야 했는데, 연주회 끝나니까 10시더라. 11시까지 하는 근처 카페에서 미션하고 갈까 고민했는데, 뭔가 내가 11시까지 완료해서 녹음까지 하는 게 어려울 것 같았다. 지하철 막차 시간도 걱정돼서 결국 근처에 사시는 할머니 집으로 갔다. 거기서 하니까 시간에 쫓기지도 않고 미션을 완료할 수 있었다. (어라? 이거 8/1이네 7월인 줄 알았는데.. 나중에 8월 거 작성하면 옮겨야겠다 ㅎㅎ)
원래 이렇게 일기?(한 달 치는 뭐라 부르지?)를 잘 안 쓰는데, 삶을 좀 돌아보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. 한 달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도 없으면 허탈할 것 같아서 쓰는 것 같기도 하다. 여러모로 생각이 많지만, 그래도 7월 나름 알차게 보낸 것 같다!